4일 차
퇴원하고 집에 왔는데 다시 병원 가고 싶었다
앉아있으면 체액이 밑으로 쏠려서 압박감이 너무 심해 컴퓨터 작업은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소파에 기대어 있으면 거의 눕는 자세가 되고
그 모든 게 불편하고 허리가 진짜 너무 아팠다
병원에 있는 리클라이너 침대가 정말 편했어서 리클라이너 침대를 알아봤지만
일단 크기도 크고 둘 공간도 없어서 포기를 했다
그래도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화장실 왔다 갔다 하는 게 불안한 상태라 계속 벽을 짚고 다녔다
그리고 목이 조금 따끔거렸는데 무시하고 생활했다
5일 차
벽을 계속 짚고 다니는 게 불안해 보였는지 집에 굴러다니는 지팡이를 닦아서 엄마가 쓰라고 줬다
생각보다 쓸만해서 짚고 다녔다
나이가 엄청 든 기분이고 어르신들 다리 아프고 힘든걸 조금이나마 체감한 것 같다
화장실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힘이 든다 뒤꿈치랑 양발로만 움직이니까 발 안쪽 아치가 아프다
세수하고 양치하는 거 그까짓 게 뭐라고 한번 다녀오면 소파에 앉아서 숨을 몰아쉬었다
목 상태가 좋지 않다! 꽤 따끔거리고 감기는 아닌 거 같고... 인후염 스프레이인 베타틴을 뿌리니까
잠시 괜찮아져서 그거를 뿌렸다
처음으로 혼자 소독하려고 코반을 푸른 발상태
멍이 많이 들었다
6일 차
지팡이가 거추장스러운 느낌이라 그냥 안 쓰기로 맘먹었다
그래도 이제 뒤꿈치랑 옆 날로 걷는 게 익숙해졌는지 벽을 짚지 않아도 중심을 잘 잡는다
이날 허리가 안 아픈 최적의 자세를 찾았다
바로 소파 밑에 기대어 다리를 쭉 펴고 앉는 것!!
허리가 덜 아파서 너무 좋았다 노트북 작업도 조금이나마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다만 이제 허리가 안 아프니 목이 상당히 아프다
아무래도 엄마랑 나랑 동시에 인후염이 걸린 거 같아서 엄마가 이비인후과에서 지어온 약을 같이 먹었다
7일 차
식욕이 너무 돌아 미치겠다
원래 수술하고 아프고 거기에 목까지 아프면 식욕이 생기려다가도 쏙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수술하고 운동도 못하는데 먹고 싶은 건 너무 많아서 맨날 뭐 먹고 싶다 뭐 먹고 싶다 노래 노래를 불렀다
그래도 너무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뭐 먹고 싶다고 하는 거 대부분 배달로 사주셨다 나이사~
인후염 약은 꾸준히 먹었다
머리를 감아야 하는데 혼자 못 감아서 화장실 문턱에 머리를 걸치고 엄마랑 동생이 협동해서 감겨줬다
블로그 후기들 보니까 혼자서 방수 패드 사서 그거 끼고 샤워했다는 사람도 봤는데
세수와 양치만 해도 엄청 힘든데 혼자서 어떻게 샤워까지 할 수 있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대단한 것 같다
8일 차
인후염 약 2일 치 먹었다고 목 아픈 게 좀 덜한 거 같다
그리고 많이 먹는데 안 움직여서 그런지 살이 좀 쪘다 ㅠㅠㅠ
이날은 책상에 앉았는데 발에 압박감이 별로 안 느껴져서 컴퓨터 작업을
오래는 못하고 3~4시간 정도 가능했다
9일 차~13일 차
상처 소독은 2-3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해줬고 얼른 2주 차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2주 차부터는 상처부위에 물이 닿아도 돼서 그때 차라리 때를 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머리 감기랑 부분적으로 씻기는 했는데 샤워가 너무 간절했다 이렇게 오래 안 씻어 본거 처음이다.. ㅠ
목은 인후염 약을 꾸준히 먹으면서 점차 괜찮아지고 회복되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수술 후 집 밖을 근 2주간 나가질 않았는데도 답답하지 않은 거 보니까 나는 찐 집순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동안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게임도 하고 그래서 하루가 매우 바쁘다
근데 소독할 때마다 느낀 건데 아무래도 개복하신 분이 손을 삐끗한 거 같다
오른쪽 발 개복 부위가 일자로 쫙 이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발등까지 올라가고
지글지글하게 찢기듯 개복된 느낌이랄까?
멍이 좀 옅어진 거 같기도 하고
14일 차
대망의 2주 차!!
사실 10월 4일에 발 사진 보내고 그때 병원에서 씻으라고 하면 씻으려고 했으나
14일 차는 10월 3일 공휴일이라 병원이 휴무였다..
그래서 허락 맡고 씻으라는 공지는 없었어서 그냥 이날 샤워를 하길 맘먹었다
씻는데 2시간 걸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래 걸릴 줄 알았지만 이 정도로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너무 더럽고 부끄럽지만 때가 정말 많이 나왔다..
그래서 씻고 나왔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너무 개운하고 하얘지고
씻으면서 씻는 게 얼마나 감사한 건지 느꼈다
건강할 때 씻기 귀찮다고 불평불만했는데 앞으로 안 그래야지 다짐했다
(무지외반증 수술했다고 못 씻는 건 아니에요! 수술부위에 물 안 닿게 방수팩이나 비닐로 잘 감싸서
씻으면 돼요!! 하지만 몸이 힘드니까 어느 정도 나았을 때 정말 깨끗하게 씻고 싶어서 저는 버틴 거였습니다 ㅎㅎ)
소독약이 다 닦이면서 확실히 하얘졌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코반을 2시간이나 푸르고 있어서 발이 많이 부었다
15일 차
이날이 병원에서 지정해놓은 날짜로 코반을 푸른 발 사진과 코반을 감은 사진 둘 다 보내는 날이었어요
카톡이랑 문자로 보내면 돼서 저는 카톡으로 보냈는데 회신이 없길래
오후 4시쯤에 전화가 와서 이제 발가락 꺾기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카톡으로 영상 보냈으니까 이따 확인하고 따라 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네~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 끊고 영상을 확인했는데 OMG...
진짜 발가락을 인정사정없이 냅다 꺾어버리더라고요
1. 엄지 위아래 움직여주기.
굳은 관절이 풀어질 수 있게 생각날 때 수시로 해주세요.
손과 발에 힘을 빼고 손의 스냅으로만 부드럽게 운동되도록 해주세요
2. 엄지 위아래 스트레칭
아침, 저녁으로 5분씩 위, 아래 꺾어주며 스트레칭해주세요.
운동 시 통증과 붓기가 나타날 수 있으니 운동 후 힘드시면 진통제(ex, 타이레놀) 복용 및 냉찜질해주세요.
영상을 보기만 해도 손에 힘이 너무 풀리고 살짝 따라 했는데 진짜 너무 아파서
혹시 전달을 잘못한 거 아닐까?? 수술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저렇게 냅다 꺾는다고???
일단 너무 아파서 재활운동 멈추고 다음날 물어봐야겠다 싶었어요
16일 차
이렇게 보냈는데 오후 4시쯤 전화가 와서 (블로그 쓰고 있는데 전화가 왔네요)
아픈 게 정상이고 보내준 영상만큼은 아니라도 계속 각도를 넓히면서 하루하루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발등 쪽은 나중에도 잘 꺾어져서 발바닥 쪽으로 꺾는 거 위주로 운동해줘야 한다고... ㅎ..
너무 아프고 손이 발근처에만 가도 힘이 쭉 빠져요..ㅋㅋ
오늘 수술한걸 처음으로 후회했네요 ㅠㅠ...
일단 진통제 먹으면서 해볼 수 있는 만큼 해보고 또 후기로 찾아뵐게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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